총 게시물 12,503건, 최근 675 건 안내 글쓰기
이전글  다음글  목록 글쓰기
[2016년 수상작 ]

예비 어린이집 교사, 웬티웨틱입니다.

글쓴이 : togetherday 날짜 : 2016-05-19 (목) 16:02 조회 : 1953
  안녕하세요?
  구미대학 아동보육을 2학년에 재학 중인 베트남에 온 웬티웩티입니다. 집은 상주지만 구미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2010년에 결혼해서 남편의 학업 때문에 남편을 따라 한국에서 생활을 하게 되었고 여기서 딸을 낳고 양육하고 있습니다. 자녀를 양육해보니 자녀 교육에 대해 너무 무지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어떻게 양육하는지,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 많은 걱정이 되었습니다. 다른 이민 여성들과 이야기를 나눠도 대부분 저와 마찬가지로 자녀 교육에 대해 고민이 많았고 지식도 많이 부족했습니다.
  딸을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담임선생님과 종종 상담을 하였고 어린이집의 교사들의 지도와 프로그램 덕분에 저희 딸은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고 인성을 조금씩 갖춰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제가 깨달은 것은 유아에게 접근하는 방법, 대화하는 기술, 부모의 양육 태도 등이 육아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 딸뿐만 아니라 우리의 미래에 많은 아이들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좋은 교사가 되는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상주 인근 대학에는 ‘아동보육’전공을 찾기가 힘들어 구미대학교까지 와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반 학생이 모두 15 명이 있는데 그 중 외국 유학생은 저랑 저와 비슷한 처지의 결혼이민여성이 있습니다. 한국 학교생활해보니 몇 가지 인상적인 일로 감동을 받았습니다.
 입학하기 전에 학교생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같은 반 친구와 잘 어울릴 수 있을지 등 온갖 생각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걱정했습니다. 왜냐하면, 한국이라는 외국 땅에서 식구들이 없이 혼자 상주에서 다른 지방으로 매일 학교를 다녀야 한다는 두려움과 나이가 많은 제가 젊은 학생들과 어울릴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과 Topik 4급을 가지고 있지만 한국어 실력이 많이 서툴러서 다른 사람들과 말이 안 통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 때문에 대학교에 막상 합격을 하니 걱정 반, 행복 반이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난 지금 다행히 공부하는 것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재미있고 유익할 뿐만 아니라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있습니다. 아마 그 이유는 대부분 교수님들의 격려해 주신 덕분인 것 같습니다. 교수님께서는 항상 모든 학생들이 잘 공부할 수 있도록 서로 배려해 주고 서로 도와주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 덕분에 우리 반 친구들은 경쟁 대신 같이 손잡고 목적을 이룰 수 있도록 서로 도와줘야 된다는 생각이 저절로 갖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귀한 경험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의 위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는 외국인이지만 반 교수님들이 한국 학생들과 차별 없이 따뜻한 마음으로 가르쳐주십니다. 대인관계, 삶의 의미 등의 수업을 통해 내성적이고 말수가 별로 없던 저의 성격도 적극적이고 활발한 쪽으로 바뀐 것 같습니다. 그 때마다 고마운 마음을 갖고 저를 지켜주는 든든히 힘이 있는 것 같아 잘 보이지 않는 미래가 그렇게 두렵지 않습니다. 왜 그런지 몰라도 저도 여기서 배운 지식과 경험을 베트남에 가져가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 과 친구들은 외모가 예쁠 뿐만 아니라 성격도 친절합니다. 친구들을 통해 ‘한국의 예의’를 배우기도 합니다. 특히 인사 잘 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저희 반 학생들만 그런 걸까요?
  한국에서 교수님과 학생들, 어른들과 아이들, 선배와 후배 등이 만날 경우, 나이 적는 사람과 후배가 먼저를 인사를 하는데 한국의 인사 예절은 인사를 통해 상대방을 인정하고 존경하며 반가움을 나타내는 아름다운 문화인 것 같습니다. 서로 손을 맞잡고 악수를 하는 것보다 허리를 굳혀 인사하는 것이 외국인들에게 생소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학교에 와서 그런 모습을 많이 보니까 오히려 인사 예절의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즐거운 관계를 맺고 존경과 친밀한 마음을 표시하는 방법이 바로 인사입니다. 제가 처음에 한국에 왔을 때 인사가 좀 어색했는데 요즘에 항상 웃으면서 밝은 얼굴로 먼저 상대방에게 인사를 드립니다. 그래서 베트남에 돌아가서 유치원이나 어린이 집 선생님이 된다면 허리 굽혀 두 손을 배꼽 위에 얹어 인사하는 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싶습니다. 
  첫 주에 자기소개를 통해 우리 반 친구들의 이름을 알게 되고 점차 친해졌습니다. 같은 반에는 젊은 친구들(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친구나 20대)도 있고 언니들(주부들, 주로 30·40대)도 있습니다. 언니들은 집안 일이 때문에 많이 바쁜데도 불구하고 하루도 결석·지각하지 않고 학교를 열심히 다니는 모습에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배우는 것에는 나이도, 국적도, 신분도 필요가 없는 것 같습니다. 자신을 개발하고 더 좋은 지식을 얻기 위해  열심히 사는 모습이 참 예쁩니다. 저 또한 그런 언니들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힘을 얻게 되고 지금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고 매순간 적극적으로 새로운 것을 경험해야한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가지 더 좋은 것은 언니들을 통해 한국 음식을 만드는 방법이나 한국 사람들의 육아 방법과 정보를 얻을 수가 있고, 한 번씩 시댁 흉도 볼 수 있다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대학교에 와서 한국 사람이 다 된 것 같습니다.
 저희 과 학생 중 저랑 제일 친한 친구는 혜은이라는 친구입니다. 혜은이는 고등학교를 막 졸업하고 대학에 들어 온 ‘새내기 신입생’입니다. 수업 2주째 월요일! 수업이 끝나자 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혜은이가 저한테 가까이 오더니 밝게 웃으면서 먼저 “언니, 안녕히 가세요.”하고 인사를 해 준 덕분에 가까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단지 인사를 했을 뿐인데 저에게는 전율을 느껴지는 감동이었습니다. 아마 잘 해야 겠다는 부담감을 갖고 시작한 공부이고 낯선 곳에서 적응하려고 온 신경을 곤두서고 있을 때 어린 혜은이가 먼저 마음의 인사를 해 줘서 제가 감동을 받은 것 같습니다.
 혜은이는 그 날 이후 매일 수업이 끝난 후에도 먼저 가지 않고 저를 기다렸다가 같이 도서관에 갑니다. 어려운 전공 용어와 유행하는 한국어도 가르쳐 주고 학교 곳곳을 안내해 주기도 하고, 벚꽃 그늘 벤치에 앉아 수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제가 한국에 온 지 5년이 되었는데 그 동안 이렇게 친한 한국 친구를 사귄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외국인인데도 이렇게 친절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대해주니 놀랍고 기쁘고 행복을 느낍니다. 언제 기회가 된다면 혜은이를 베트남 집으로 초대해 베트남의 문화도 느끼고 체험하게 해 주고 싶습니다. 
  이전에는 베트남과 다른 문화, 다른 언어 때문에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주로 집   안에서 아기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바깥 활동을 잘 하지도 않았지만, 할 기회가  거의 없었습니다.
 학교를 다니면서 한국에 온 지 5년 만에 사는 곳을 떠나 버스를 타고 다른 지역으로 등교와 하교를 하게 되었고, 1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힘들다는 생각보다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가 아닌 ‘웬티웩티’ 한 사람 만의 시간을 가지게 되어 새로운 행복을 찾은 것 같습니다. 일 년이 마쳐 한국어능력시험에 Topik 5급도 따게 되었고 좋은 성적가 나와서 우수 자비 장학금도 받게 되었습니다. 정말 기쁩니다. 이것은 공부 하기 전에 상상도 못 했습니다. 교수님들과 친구들의 많이 도움 덕분입니다.
대학에서 전문 지식을 얻을 뿐만 아니라 생각하지도 않은 학교생활의 재미도 느끼고, 한국어도 많이 배우고 한국 친구들도 사귈 수 있으니까 제가 한국이라는 큰 사회에 첫 걸음을 내딛는 것 같아 자신이 대견스럽습니다.
 대학교에서 공부 금방 일 년 지나는데 스스로 얻은 것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낯선 사람도 스스럼없이 사랑의 마음을 나눠주고 도와주는 것이 한국 사람의 성격상의 특징인 것 같습니다. 이런 마음이 한국 사회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2년이라는 시간은 누구에게는 긴 시간이 될 수 있겠지만, 저에게는 정말 짧은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이 귀중한 시간 동안 한국의 좋은 점들을 모아 기록해 두었다가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한국과 베트남의 꿈나무인 아이들에게 전달하고 싶습니다.
 벚꽃은 지기 시작했지만, 개나리랑 진달래는 이제 피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에 있는 외국인 여러분! 한국의 아름다운 모습들만 두 눈에 가득 담기를 바라고, 한국에서 저와 같은 행복을 느끼기를 바랍니다. 저는 이 봄이 가기 전에 베트남 도시락을 준비해서 한국 친구들과 나눠 먹을 생각입니다. 한국을 느끼고 한국 사람들과 친해지고 싶다면 우리가 이제 먼저 다가가는 것은 어떨까요? 혜은이가 저에게 준 인사의 고마움처럼 누군가에게 다가가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 한국의 인사 예절을 통해 용기를 내 봅시다. 아자!

이전글  다음글  목록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