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게시물 12,402건, 최근 665 건 안내 글쓰기
이전글  다음글  목록 글쓰기
[2016년 수상작 ]

외국인근로자가 아닌 이름을 불러주세요

글쓴이 : togetherday 날짜 : 2016-05-19 (목) 15:08 조회 : 1840

 사람들은 쉽게 “LABELING”을 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의식과 생각을 매우 쉽고 편하고 빠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주는 인지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외국인 근로자’, 혹은 ‘외국인 노동자’ 라는 단어를 듣거나 생각했을 때 우리 마음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나 느낌은 모두 에게 비슷할 것입니다.
저 역시도 외국인근로자들을 지원하는 현재의 ‘창원외국인력지원센터’에서 근무하기 전에는 인터넷과 미디어에서 제공하는 이미지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현재 창원외국인력지원센터에서 교육문화팀의 직원으로 외국인근로자들의 한국어 교육, 정보화 교육, 한국어 능력시험(TOPIK), 각종 문화행사에 관한 일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처음 외국인근로자들 아니 외국인력분들을 마주 했을 때, 그 분들의 웃는 얼굴 속에서 정말 오랫동안 볼 수 없었던 우리가 잃어버렸던 웃는 얼굴을 마주 한 느낌이었습니다.
그저 처음 보는 사람에게, 그렇게 어떤 생각이나 계산 없이 웃는 얼굴을 지어줄 수 있는 사람들이 과연 우리 한국 사람들 중에 몇 명이나 될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매주 마다 센터를 찾아와 한국어 교육을 받는 외국인력분들은 모두 주중에는 주간, 야간으로 일을 하고 특근까지 하면서도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어능력시험에 통과해 비자를 변경하여 조금이라도 더 한국에서 일하는 기간을 연장하고 싶어 합니다.
현재 한국과 EPS를 체결한 15개 국가의 외국인력분들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EPS-TOPIK 이라는 고용허가 한국어 시험을 통과해 힘겹게 한국에 일을 하기 위해 오게 된 사람들입니다.

빌랄 호산씨는 방글라데시 출신으로 3개월간 한국어 공부를 하고 EPS TOPIK 시험에 합격해 한국에 오게 되었습니다.
그는 현재 선진테크라는 창원의 기업에서 일을하고 있으며 총무팀에서는 빌랄이 굉장히 성실하고 올바른 친구라고 칭찬을 했습니다.
빌랄은 토요일 저에게 찾아와 한국어능력시험에 접수를 요청했고, 토요한국어 교실과 일요 한국어교육에 등록해 매주 한국어 교육을 수강중입니다. 직접 방글라데시어로 쓰여진 한국어 교재를 가져와 제본을 부탁해서 친구들에게 나누어줄 만큼 성실하고 친절하기도 합니다.

베트남 출신 ‘탄’의 별명은 새끼 고릴라입니다.
그의 외모나 말투에서 비롯된 별명이긴 하지만 누구보다도 붙임성이 좋고, 친근하게 “형님~”하며 말을 건낼 줄 아는 친구입니다. 매주 센터를 찾아와 베트남 과일을 맛보여 주기도 하고, 베트남으로 돌아가기 전 까지도 한국어 교육과 한국어 시험에 응시하는 열정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캄보디아에서 온 ‘천본헌’은 한국 노래 부르기를 정말 좋아하는 친구입니다.
그는 캄보디아에서 식당에서 일하다 들려온 한국으로 일하러 가면 일자리가 많고 많은 돈을 벌수 있다라는 라디오 홍보 방송을 듣고 한국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한국 노래를 듣고 따라 부르기를 너무나도 좋아하는 그는 2014년 한국문화페스티벌의 창원외국인력지원센터의 대표로 참가하기도 했습니다.
어느새 그는 고향의 앙코르와트 근처에 집을 구입해 캄보디아에 돌아가서 결혼과 다시 시작될 캄보디아에서의 삶을 위한 준비를 해두었습니다.

매주 깔끔한 세미정장을 입고 나타나는 모니르는 방글라데시 커뮤니티의 리더로 활동하며, 방글라데시 외국인력들의 상담 자원봉사도 겸임하고 있습니다.
능글맞지만 붙임성이 좋고 대화를 잘 이끌어가는 수한은 베트남에 돌아가서 펼칠 사업에 대한 준비를 한국에서 시작하고 있습니다.
우즈벡에서 온 올룩벡과 오이벡 형제는 한국말을 한국인 수준으로 잘해서 만나는 사람들마다 놀라워합니다.

한 분, 한 분 외국인력분들을 마주할 때 마다 우리에게 결여된 것들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편견없는 시선과 누구에게나 똑같이 환하게 웃는 얼굴, 먼저 인사를 건내며 누구에게나 형님, 누나 하며 다가오는 모습이 어느샌가 우리의 이웃조차도 믿지 못하고 스마트폰과 SNS를 통해 24시간 감시를 당하는 듯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와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한국에 ‘돈’이라는 수단을 위해 건너온 그들이지만, 한국을 미워하고 싫어한 채로 들어온 것이 우선일까요? 그렇지 않다면 한국에 있으면서 한국을 미워하고 싫어하게 된 것이 원인일까요?
한국에서 사업주들에게 피해를 끼치며 자신의 돈만 벌면 된다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한국으로 온 외국인력들은 극히 소수에 불과합니다.

외국인과의 의사소통에서의 크나큰 갭과 문화적 차이, 그리고 임금과 보험, 각종 고용허가제에 관한 잘못된 이해와 지식의 부족에서 기인한 문제에서 시작이 됩니다.

중소기업과 농어촌의 생산력 부족, 임금의 지나친 인상을 막아줌으로써 기업의 경제활동에 이익을 주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국내 청년층의 고용을 방해하고 각종 사건 사고에 연루되어 사회를 어지럽히고 있다라는 그 모든 현상과 문제를 자치하고서라도,
우리는 외국인력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처음 말씀 드렸듯, ‘외국인근로자’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그들과 마주하는 순간 이미 우리가 정의한 특정 범주의 사람들 그 이상의 사람들은 될 수 없습니다.
그저 그들을 외국인근로자가 아닌 내 옆의 한국 사람들, 내 옆의 친구가 김철수, 이영희 라는 이름을 가졌듯,
노래를 좋아하는 번헌, 붙임성 좋은 수한, 성실한 빌랄 씨 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버스에서 그들을 마주치든, 거리에서 그들의 곁을 스쳐갈 때도, 식당에서 만났을때도, 쇼핑을 하다 무리지어 있는 그들을 바라볼때에도,
그들이 힘든 일을 한다고 해서 동정의 시선을 던질 필요도, 그들에게 친절을 베풀어야겠다라는 마음도, 그들은 피하고 싶다, ~이러 이러할 것이다 라는 그 어떤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이나 마음도 모두 지워버려야 합니다.
동정할 필요도 도움이 필요하지도, 피할 필요도, 지나친 친절을 베풀 필요도 없습니다.
그들은 칸씨고, 탄씨이고, 모니르고, 번헌입니다. 나보다 형, 오빠 혹은 동생이며, 
매일 아침 넥타이를 매고 겨우 아침을 챙겨먹고 지하철에 몸을 싣는 우리와 같은 한명의 ‘직장인’일 뿐입니다.

어느새 다문화 사회의 시작에 접어든 우리의 사회속에 ‘한 사람’을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수용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해져가고 있다는 생각을 전합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