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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수상작]

소설같은 하루하루

글쓴이 : togetherday 날짜 : 2015-05-27 (수) 23:23 조회 : 3405

소설같은 하루하루             

                                    행자부-047
김매화

 

안녕하세요! 저는 중국에서 시집온 두아이의 엄마 김매화라고 합니다. 어느덧 세월은 흘러 10년이 지났습니다. 하루하루 울고 웃으면서 눈깜짝할사이에 10년이 된거 같아요. 정말 세월이 유수와 같다는 말이 딱입니다.
친구소개로 남편을 만나고 2004년 따뜻한 봄날에 인천공항에 입국했습니다. 남편 한 사람만 믿고 타국에 도착한 심정은 두려움과 걱정, 또한 한국생활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답니다. TV에서 보던 한국생활을 상상했기 때문입니다.그러나 현실은 상상과 다른것이였습니다. 인천공항에 마중나온 남편과 이산가족 상봉하듯이 상봉하고 차를 타고 가도가도 끝이 없는것같은 전라도 여수에 도착했습니다. 중국에 비하면 몇시간 안되는 거리지만 처음으로 5~6시간이 길다고 느꼈습니다. 여수에 와보니 좋았어요, 바다를 볼수 있어서요. 남편이 출근하면 하루종일 남편만 기다렸어요. 그나마 남편이 자상해서 퇴근하면 저를 데리고 밖에  구경시켜주고 길을 알려주고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몇일동안 집에서 외롭게 지내다가 처음 출입국 방문해서 외국인 등록증을 만들었습니다. 출입국에서 정겨운 중국말을 하는 여자분을 만났습니다. 너무 기쁜 나머지 집이 무슨동이냐고 물으니 세상에 여수가 아닌 순천이라네요. 지금이야 순천, 광양, 여수하면 잘 알지만 그 땐 어딘지도 모르고 다른 지방이라고만 알고 엄청 실망했어요. 그래서 혼자 생각했어요. 내일도 출입국 앞에 와서 기다리면 누군가 여수에 사는 중국친구가 오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봤어요. 너무나 외롭고 하루하루가 길게 느껴졌어요. 우리 결혼이민자들은 처음 한국오면 음식, 언어도 힘들겠지만 제일 힘든건 외로움이더라구요. 그나마 저는 다행스럽게도 한국온지 3개월만에 임신을 하고 순식간에 외로움이 태교해야 된다는 책임감으로 바뀌여서 잘 적응하면서 지낸 것 같아요.   금방 한국으로 결혼해 오신분들~ 피임하지 마시고 자연에 맡기십시오^-^.
한국생활의 에피소드를 쓰라는데 10년 살면서 매일매일 소설속 주인공으로 삽니다. 시부모님은 전라도 강진분들이라 사투리가 심합니다. 특히 아버님은 약주를 즐기시고 치아도 없습니다. 틀니가 싫답니다. 그러니 발음이 새여나가고 말길을 못알아들어 조선족인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남편 통역이 필요할 정도로 느꼈습니다. 시부모님은 하우스에 방울토마토를 재배하고 계셨습니다. 제가 임신을 했다고 너무 기뻐하시면서 아버님은 새벽에 하우스에서 겁나게 달고 맛있다면서 아주 작은 방울토마토를 따오셨어요. <새아가야 이 방울토마토 겁나게 달어라, 나는 거짓깔 안하니 먹어봐라> 그때 어머님이  <어매 어째쓰까~영감이 몰라도 너무 모르네, 요즘 젊은이들은 임신하면 크고 이쁘고 좋은것만 먹는다요, 어찌 저런 작은걸 따왔다요>두 분다 저를 위하여 서로 의견충돌이 생겨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고 제가 먹는걸로 소동이 끝났어요. 그리고 또 한번은 아버님이 동네 노인정에서 약주하시다가 누구랑 말다툼하고 돌아오셨어요. 그 이유인즉 어떤 동네분이 중국에서 시집온 며느리들은 도망을 그리 잘하더라고 아버님한테 며느리 조심하라고 말씀하셨나봐요. 아버님이 욱하셔서  <우리 며느리는  그런일 없으니 쓰잘데 없는 소리 하도 마시요>하면서 화가나서 돌아오셨다네요.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님이라고 우리 아버님, 어머님은 항상 저를 믿고 이뻐해주십니다. 그러던 아버님이 3년전에 하늘나라로 떠나셨습니다. 참 그립고 의지가 됐었는데~지금도 아버님 생각하면 눈시울이 촉촉이 젖어듭니다. 더 잘해드렸어야 하는 생각에 ~~~먹는 음식, 특히 젓갈이 많이 들어가는 김치도 잘 못먹고 볶음요리를 좋아하는 저를 항상 이해해주십니다. 고부간에 갈등 많이 들었습니다. 주변에서 <아야~어찌 어느 누구집 며느리는 한국온지 2년밖에 안되였는데 한국말 잘하더라> 하면서 자기집 3년넘은 며느리를 구박하고 비교한답니다. 어머님들 ,제발 그러지 마세요~어머님들은 중국, 베트남, 필리핀 가면 그쪽 언어 잘할수 있겠습니까? 너무 급하십니다. 조금 더 너그럽게 기다려주시면 고맙겠구만..........자 머니머니 해도 남편이 저를 소설속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는 분입니다.  울었다가 웃었다가 부부생활, 인생 참 어렵습니다. 성격이 꼼꼼한 제 남편, 처음엔 자상하고 좋더니 지금 살면서 잔소리로 들릴때가 많아요^_^ 애 키울 때 한번씩 외출하면 엄마들은 분유,기저귀, 여벌옷, 챙길것이 많습니다. 근데 본인은 본인몸만 챙기면 되니 빨리 준비가 되잔아요. 저보고 준비성이 없네 꼼꼼하지 못하네~~어우 지금 생각해도 남자가 너무 꼼꼼하면 여자가 피곤해요 ㅋㅋㅋ근데 또 애들은 잘 봐줘요~ 속마음은 안그런거 아는데 말을 꼭 툭툭하고 남존여비 사상이 강한 우리 대한민국 남자분들, 말씀을 하실 때 한번더 생각하면서 합시다. 툭툭 내 뱉지 마시고. 저번주 말한마디로 크게 싸웠습니다. 말하는 사람은 무시하고 비하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듣는 저는 마음 상하고 눈물나고~ 어우 부부싸움 동네방네 소문내네요.^_^ 
저는 학교에서 방과후 중국어 강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근데 아시다 시피 영어는 엄마들이 누구나 다 가르키면서 중국어는 학생수가 별로 많지 않아요. 그러니 수입이 적을 수밖에 . 근데 차 기름값 떼고하면 제가 봐도 바삐 움직이는데 비해 적긴 적어요. 그리고 수업 준비하는 부분이 많아요, 카드를 만들고 있는데 큰 애가 자주 도와주다보니 자기도 커서 엄마처럼 중국어 방과후 선생님이 된다는거얘요 저는 너무 기특하다고 남편한테 말하니 남편이 뭐 정직도 아닌 방과후 선생이냐고 비하하는 말투가 들렸어요. 저는 방과후 선생은 선생도 아니냐고 하면서 대판 싸웠습니다. 애들앞에서 잘 안싸우는데 결국 그날 애들앞에서 서운해서 눈물 ,콧물, 다 보여줬어요. 제가 듣고 싶은 말은 <그래 애가 대견하다.  그리고 당신도 고생한다. 애쓴다. 남들이 그래도 선생님이라고 존경하잔어 > 이런 따뜻한 말이였는데 .....애들 무섭다고 울고 저도 울고 남편이 그런뜻 아니라고 해명하면서 결국 싸움이 막을 내렸지만 정말 지금도 생각하면 얄미워요 (내가 소심한가? ㅋㅋㅋ)
남편분들 제발 따뜻한 말을 하시고 아내분들 타국에 와서 노력하면서 사는 모습이 대견하다고 생각해 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남편분들 따뜻한 말 한마디에 밥상에 반찬하나 더 올라오고 엄마가 스트레스 안 받아야 애들한테 다정다감한 엄마로 다가가지 않겠나요? 애들 교육에도 신경 잘 쓰고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호소하고 싶은건 우리 한국 사회가 아직도 결혼이민자를 보는 선입견이 너무 커요. 이건 시회문제지만 어찌 색 안경을 거두워 주시면 좋겠구만요. 저희들도 지금은 어였한 대한민국 국민이고 한국에 와서 애들 기본 둘은 낳고 한국인구 증가에 큰 공헌을 한 국민이라고 생각합니다. 결혼이민자 여성분들 기죽지 말고 떳떳하게 열심히 살아갑시다.
  감사합니다!
                   2015년 4월 17일
                            여수에서 ~~김매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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