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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_끝은 또 다른 시작이다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15-03-26 (목) 22:42 조회 : 1165


끝은 또 다른 시작이다 - 황선숙

사람을 움직이는 힘은 입이 아니라  귀라고 한다. 사람들의 마음의 문을 열개 하려면 먼저 자신의 귀를 활짝 열어 놓아야 하고, 제대로 듣는 법을 먼저 배워  진지하게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 주면서  슬픔이나 분노감이 해소되고 마음이 후련지는 정서적 카타르시스에 도달하도록 해야 한다.

내가 서울에서 남편의 직장을 따라 당진으로 이주하면서  당진시 다문화가족지원센타의 다문화 가정 멘토 후원자로서  남편의 회사소속의 주부봉사대소속의 자원봉사자로서  몇 해 동안 경험해온 활동이 그렇게 살아왔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12년전  서울에서 당진으로 이주하면서 타 지역에 대한 무지의 불안감, 환경의 낮설음, 세련되지 못한 문화 모든 것이 익숙하지 않는 것에 대한 두려움내지는 생활 부적응에 따른 고생을 하면서 평화를 찾기 위해 노력한 시간이 오래 걸렸던 적이 있다,

하지만 너무 길지 않은 시간에 삶의 평화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듣는 법을 먼저 배운 지인들이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내 주변에 많은 에너지와 집중력을 투자해 선입견을 갖지 않고 텃세를 부리지 않으면서 나의 문제를 경청하여 주고, 입가에 엷은 미소를 띠면서 고개를 끄덕여 주었던 고마운 분들이 있었기에 이렇듯 즐거움으로 충만된 활기찬 삶을 살고 있지 않나 싶다.

지인들의 고마운 마음 덕분에 어느 정도 삶의 리듬이 생기면서 남편의 직장 주부봉사대로 시작한 자원봉사활동이 삶의 활력소가 되어 주었다, 지역의 노인복지시설에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노력봉사를 하기도 하고, 회사에서 제공하는 물품을 건네면서 기쁨을 나누고, 지역축제 및 행사에 동참하여 부족한 손길을 대신하고 행사를 빛내기 위해 노력했던 순간들이 빛이 되어 미래를 향해 전지하는 등불이 되어주었다.

친정어머니 같으신 어르신들의 사심 없는 자식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드리면서  맞장구를 치거나 눈을 동그랗게 뜨고 눈을 지그시 응시하면서 고개를 끄덕끄덕하면 어르신의 얼굴에는 미소가 감돈다. 그때 나도 모르게 가슴이 찡하고 눈물이 주루룩 흐르기도 하였다.

또한 당진시 다문화 가족 지원센타의 멘토 후원자로서 베트남, 필리핀, 일본등 각지에서 입국한 결혼이주여성분들과의 만남은 내가 서울에서 당진으로 이주할 때와 같은 심정을 되살리는 계기가 되었다.

조금 일찍 결혼하여 원만한 가정을 구성하여 한국문화와 정서에 완벽하게 적응하면서 종교활동과 취미활동에 있어  언어의 장벽 없이 자연스럽게 대인관계를 유지하는 이주여성들이 있는 반면에 아직도 초등학생의 자녀를 두고도 언어구사 능력이 미비하여 자신의 감정과 의사를 전달하지 못하는 결혼 이주여성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또한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결혼하여 건너온 나의 자식보다도 어린 철부지 어린 이주여성 신부들을 볼 때는 가슴 한켠이 심히 애려 온다. 가뭄의 염전에 절여지는 기분이랄까!

거기다가 남편의 사랑이 넉넉지 못하여 살가운 말솜씨가 부족하거나, 넉넉하게 꾸려나갈 정도의 가정경제를 책임져 주지 않는 남편에 대한 배신감을 하소연 하거나, 시집식구들의 이해심 부족한 대우를 받았을 때의 속상함과 담답함을  완전하지 못한 한글을 이용하여 표현하려는 그녀들의  간절함이 애절할 때가 많다.

한술 더 떠서 폭력과 폭언을 일삼는 남편과 철부지 전처의 딸, 배려심 없는 시어머니의 냉대함이 더해지면  마음 약한 어린신부는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면서 애써 굵은 줄기의 눈물을 숨기려 하지만 마음은 숨겨지질 않는다. 그러면서도 씩씩하게 웃으면서 “내가 조금 참아 야죠  조금 참다보면 한글도 배우고 나도 잘 할 수 있지 않겠어요“ 하며 눈물을 닦아 내린다.

오직 믿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 남편은 직장으로 출근하고, 도움을 줘야하는 가족들이 외출하고 난  긴긴 하루의 외톨이 신세는 더욱 고달프다. 버스를 탈 줄도 모르고, 한글을 읽을 줄도 모르며, 시설이 부족한 시골의 어려운 물품구입방법까지도 혼자서 헤쳐 나가기에는 어려워 보일 때가 많다. 그녀들도 나처럼 오랜 시간이 지나면 지인들의 도움으로 삶의 질이 높아질 때가 있으리라 여긴다.

내가 그녀들의 멘토가 되어주고 싶은 것도 이런 어린신부들 결혼이주여성들의 심정이 12년전  나의  타지생활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 되어서 이다. 고마운 지인들이 나의 괴로움과 고민에 귀를 기울여 주었듯이  그녀들의 마음에 내 마음을 이입시켜 함께 괴로워하고 슬픔을 공감하면서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도록 도와주고 싶었다.  또한 그녀들의 마음을, 희망을 남편에게 시어른들에게 전달하도록 도와 주고 싶었다. 그리고 그녀들이 그녀 자신들을 사랑하도록 도와 주고 싶었다.

나는 그녀들이 한국에서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모르면 모른다고 하고, 도움이 필요할 때 도와달라고 부탁하라고 누누이 강조했다. 모르는 것을 아는 척 하고  넘어가면 더 이상 배울 수가 없으며  도움을 요청함으로써 친해 질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남편이나 시어른께서  무시하거나 도움을 거부 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지 말라고 어려운 언어 소통이지만  핵심단어를 적어가면서 행동을 보이면서  서로 소통하기 위해 애써야 한다고....

그녀들의 남편에게도 나는 알려주고 싶었다.  두 물체는 동시에 같은 장소를 차지 할 수는 없다 또한 두 사람은 사물을 같은 지점에서 볼 수도 없다.  보는 각도가 약간이라도 달라지게 되면 사물이 다르게 보이기 때문이다. 하물며 국적도 문화도 큰 차이를 가지는데...  항상 사소한 일에도 칭찬하고 보상하며 지금의 아내에게 조금이라도  감사할 일을 찾아보라고 .... 방문을 마치고 나올 때는 그녀들의 남편에게도 미소를 보냈다.
 
결혼 이주여성들이 마음을 열어 작은 빈틈을 나에게 보여주면 “사실은 저도 문제가 많습니다 완벽한 사람보다 허점이 있는 사람이 좋다”라고 하면서 그녀들과의 거리감을 줄이고 친근감이 느껴지게 하여  경계심을 풀고 마음의 문을 열어  개인적 경험이나 생각을 털어 놓음으로써 서로 알아가게 되었다. 그녀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가정의 문제를 경청하여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우리는 그렇게 친해져 갔다.

어느 시점이 되었을까 그녀들은 그녀들만의 음식을 만들어 놓았다가 내가 방문하면 대접 할려고 애쓰기도 하고, 여행을 다녀오면 비싸지 않는 소품을 하나 준비해 선물하기도 하며, 자기의 남편을 소개하면서 좋은 남편이라고 칭찬하고 시어른과의 다과상도 만들어 서로 대화의 장을 만들어 주기도 했다.  조금 늦게 하는 결혼이지만 결혼식에 초청해 주기도 하고, 수확이 끝난 고구마 밭에서 주운 치레기 고구마를 나누어 먹자고 정성스럽게 포장하여 조금 건네기도 하고 참으로 돈독해진 우리의 관계이다.

나는 가능성을 믿어주면 기대에 부응하는 결과가 일어난다는 피그말리온 효과를 머릿속에 지문처럼 새겨놓고 살아 간다.  위대한 정신분석학자인 프로이트는 “너는 장차 위대한 인물이 될 것이다“라고 말해준 어머니의 믿음 때문에 위대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 했다고 하며,  엉뚱한 실수를 잘 저지르는 레오나르드 다빈치에게는 ”너는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어 나는 너를 믿는다“ 라는 말을 늘상 해주시는 할머니가 계셨다고 하니 위대한 사람에겐 그를 믿어준 사람이 꼭 있는 듯 하다. 

나는 결혼이주여성들이 한글을 열심히 배우고 익혀 이제는 자신의 마음과 심정과 희망 내지는 이상을 적절하게 표현한 줄도 알고, 한국의 문화를 익히기 위해 노력하는 마음이 큰 만큼 반드시 한국의 문화거리를 활보 할 것이라 믿는다. 그래서 늘 격려한다, “잘 할 수 있어요”, 날마다 하면 실력이 늘어요“, ”일기도 날마다 쓰세요 틀려도 좋아요“, 그러겠다고 한다. 

또한 2009년 7월 개소한 당진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도 그녀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현재 당진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정을 위한 가족통합복지사업, 언어발달지도사업, 통·번역지원사업, 언어영재교실 사업 등을 추진하고  외환다문화대상 우수상, 전국모국무용 경연대회 장려상, 순천향대학 4년 장학생 입학, 충남다문화어울림체육대회 우수상등  우수성을 드러내며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니 머지않아 그녀들의 삶도 풍성해 지리라 믿는다.

 올해도 한국어교육 5개 반의 결혼이주여성들에 대한 종강식도 같이해 올해 처음으로 한국어능력시험반 학생들의 첫 졸업생을 배출하는 등  결혼이주여성에게는 커다란 도움이 되고 있어 감사한 마음이 크다.
 
또 감사해야 하는 것이 있다. 우리는 그녀들의 불편함이 모두 한국여성들이 기피하는 일을 도맡아 하고 있기에 생기는 것이므로 그녀들에게 감사함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골총각 장가가기, 시골 노부모 모시기, 자식 낳아주기, 농사짓기 등 시골의 가업을 이어가는데도 결혼이주여성들이 한 몫을 한다.  우리는 자기가 하는 일은 힘들고 다른 사람이 하는 일은 쉽다고 생각하면서 다른 사람의 공을 무시하고 고마움을 느끼지 못한다. 우리가 그녀들에게 그리 하지는 않는지 한번 되새겨 봐야 한다.
 
인간관계에서 기본은 상대에게 이익을 주는 것이다, 우리가 조그마한 물질적 이익뿐 아니라 즐거움과 감동 같은 정신적 이익을 조금만이라도 준다면 최소한 가는길을 묻거든 다정하면서 또박또박하게 대답해주는 친절이라도 베풀어 준다면 우리는  그녀들에게 소중한 사람이 될 것이다.

우리는 한국에서의 그녀들의 삶이 그리 록록하지 않음을 알고 있다. 그것이 전부여서는 안된다 우리는 아는 것을 실천해야 한다. 실천이란  이곳에서 원하는 그곳으로 건너가게 해주는 교량 역활을 하는 것이므로 내가 아니면  누가 지금 아니면 언제라는 생각으로 변화를 시도하면서 더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을 때까지 서로 도와 주어야 한다.

끝은 또 다른 시작이라고 한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여겨지는 순간이 있다, 그때가 곧 시작이란 뜻이겠지, 그녀들과의 첫인상은 우연한 기회에 시작한 것으로 기억되어 바꿀 수가 없겠지만  끝인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제 더 이상 만날 일이 없을 것이라고 여겨지는 순간이 있었지만 우리는 여전히 다시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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