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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수상작 ]

(우수상)PUREVDORJ ENKHMURUN_얼굴색은달라도우리는친구

글쓴이 : togetherday 날짜 : 2017-04-28 (금) 01:08 조회 : 644


얼굴색은 달라도 우리는 친구

푸렙더르즈 엥흐무릉

  사람들은 모두 친구가 있는데 예를 들어 친한 친구, 고향 친구, 술친구, 쇼핑할 때도 함께하는 친구 등 여러 종류의 친구들이 있다. 그리고 그 중에는 다른 사람은 모르는 나만의 특별한 친구도 있을 것이다. 나에게도 특별한 인연으로 시작된 피부색뿐만 아니라 언어도 국적도 종교까지 다른 친구가 있다. 우리는 많이 다르지만 함께 오래 세월을 보냈다.
  우리의 만남은 서울에 가는 열차 안에서 시작되었다. 그날 왠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상하게 기운이 없기 때문에 잠깐 잠이 들었는데 옆에서 누군가의 재채기 소리가 열차 소리보다 크게 들려 잠을 깨고 말았는데 나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하나님께서 용서하시길!” 라고 몽골어로 말해 버렸다. 그 사람은 나를 보고 방금 뭐라고 했냐고 물었다. 그때 너무 창피했으나 솔직하게 고백을 하였다. 나도 너와 똑같이 외국인이며, 우리나라에서 재채기하는 사람에게 이런 말 하는 미신이 있다고 설명하는 순간부터 우리가 서로 알게 된지 꽤 오래된 친구 사이처럼 재미있는 대화가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다.
  그 친구는 흑인이었다. 피부가 우리와 완전 다른 흑인을 눈으로만 구경을 했는데 같이 앉아 즐거운 대화를 나눠 친구까지 될 줄 상상조차 못 하였다. 그날부터 우리는 친한 친구가 되어 서로 자주 연락하고 시간 있을 때마다 같이 여기저기 다니고 놀고, 고민과 비밀 이야기까지 하는 사이가 되였다. 우연히 만나게 된 우리의 인연은 길지 않았으나 1년 이란 시간을 함께 많은 추억을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친구와 함께한 모든 순간이 나에게 소중하였다
  지금 뒤돌아보면 항상 내 편에서 있어 주고 슬플 때 위로 해 주고 화내도 심한 장난을 해도 한결같이 내 옆에 있어 준 친구에게 많이 고맙고 한편으로 충분히 잘 해 주지 않은 내 모습이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이 남산 같이 크다.
  이번에 나는 내가 누구에게도 밝히지 않았던 순수한 우리의 만남을 이번 기회를 통해 알리고 싶어서 내 친구를 소개하게 되었다.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쓰다 보니 지금은 고향으로 돌아간 그 친구가 많이 보고 싶다.
  그 친구는 한국에서 나를 만나기 전에는 많이 행복하지 않았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 친구는 흑인 남자이고 한국에서 노동자였기 때문이다. 나는 한국인과 비슷한 외모의 얼굴에 여자이고 유학생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나에게 친절해서 한국 생활이 정말 즐거웠는데 그 친구는 아니었다. 나는 그 친구를 만나 한국 사람들이 자기와는 다른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에게 거부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에게는 친절했던 한국 사람들이 내가 그 친구와 함께 있으면 나에게도 불친절한 것을 겪고 나서 나는 깜짝 놀랐다. 기분이 나쁘기도 하고 그 친구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창피하지만 처음에는 그 친구와 만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 친구는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우리는 태어날 때도 검은 색, 다 커도 검은 색, 몸을 태워도 검은 색, 추워도 검은 색이야. 그런데 너희들은 태어날 때는 분홍색, 다 크면 하얀색, 더우면 빨간색, 추우면 파란색, 아프면 녹색이면서 우리를 보고 유색인종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너무 재밌어.”
  그 친구는 웃으면서 그런 말을 했지만 사실은 그동안 겪은 일들 때문에 많이 힘들어하고 있었다. 어디에 가도 사람들은 그 친구를 쳐다봤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대부분 피했는데 어떤 할머니는 그 친구에게 다가와서 “이거 때 아니야?”하면서 피부를 만진 적도 있다. 심지어 그 친구가 지하철을 타서 자리가 있어서 앉으면 그 주변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모두 일어나 다른 칸으로 가는 것을 본 적도 있었다. 그 친구는 나에게 아무 표현도 안 하고 웃기만 했지만 마음은 많이 아팠을 것이다.
  회사에서도 많이 힘들었다고 한다. 그 친구에게는 높임말을 쓰는 사람들이 없었다. 그 친구보다 나이가 많든 적든 모두 반말을 했다. 사장님이 머리를 때린 적도 있다고 한다. 화는 났지만 원래 성격도 좋고 한국에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웃기만 했다고 한다. 나는 그 친구를 만나고서야 매일 웃는 사람이 진짜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히려 마음은 더 아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친구는 한국에서 오래 살고 싶어 했다. 그래서 언제까지나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어떤 일 때문에 그 친구는 갑자기 고향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 친구는 회사 기숙사에서 살고 있었는데 그 기숙사는 한 아파트에 있었다. 기숙사는 1층에 있었는데 그 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내 친구와 그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이 그 아파트에 살고 있는 것을 싫어했다고 한다. 냄새가 난다고 여름에 문도 열어 놓지 못하게 했다. 그래서 쉬는 날에도 그 친구는 집에서 쉬지 않고 언제나 밖에 나가 있었다.
  어느 날 쉬는 날이어서 그 친구는 밖에 가기 위해 나가고 있었는데 아파트에서 한 예쁜 아이를 보았다. 눈이 크고 하얀 그 아이는 내 친구를 보더니 가까이 다가와 웃었다. 그 친구는 아이가 너무 예뻐서 웃으면서 머리를 만졌다. 그런데 그것을 본 그 아이의 엄마가 그 친구에게 와서 화를 냈다. 한국 사람들이 그 친구에게 불친절했기 때문에 그 친구는 같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아파트 밖으로 갔다.
  그런데 그날 집에 돌아갔을 때 경찰이 집에 왔고 경찰은 그 친구가 그 아이에게 나쁜 일을 했다고 했다. 그 친구는 아니라고 했지만 아파트 사람들은 그 친구에게 화를 냈고 경찰도 화를 냈다. 그리고 기숙사는 이사를 해야 했다. 회사 사장님은 아주 화를 내면서 그 친구에게 나가라고 했다. 그 친구는 어쩔 수 없이 회사를 나왔고 이번에는 정말 너무 힘들어서 고향으로 돌아가야 했다.
  나는 정말 슬펐다. 사람들에게 내 친구는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 친구가 떠나던 날 나는 공항에서 많이 울었다. 하지만 그 친구는 울지 않았다. 고향으로 돌아가서 행복하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 친구 마음은 많이 힘들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 그 친구는 고향에서 행복하다. 돈을 많이 벌지는 못하지만 차별받지 않고 그 친구에게 무조건 화를 내는 사람도 없다. 나도 그 친구가 고향에서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
  그리고 나는 한국에서 다시는 내 친구와 같이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없으면 좋겠다. 얼굴색은 달라도 우리는 모두 친구이기 때문이다. 모두들 그것을 알게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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