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게시물 12,401건, 최근 664 건 안내 글쓰기
이전글  다음글  목록 글쓰기
[2017년 수상작 ]

(특선)JIN MEILING_또 하나의 가족 어울채

글쓴이 : togetherday 날짜 : 2017-04-28 (금) 01:07 조회 : 747


또 하나의 가족 “어울채”

 

JIN MEILING


 “막둥아, 막둥아!”
학교에서 늘 왕언니 역할을 해왔다면 여기서 만큼은 모든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독차지하는 막내이다.
중국에서의 대학교를 포기한채 꿈을 이루기 위해 엄마품을 떠나 한국땅을 밟은지도 어언 일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이젠 어느정도 여기 생활에 정응했고 학교에 친구들도 생겼지만 일년전에는 상황이 달랐었다. 복학생도 아닌 내가 2년 동생들과 같은 강의실에서 같이 수업을 듣고 같이 학교생활을 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였다.  말수가 적고 내성적인 편이라 학교생활에 적응도 못했고 친구도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던중 등굣길에 우연이 보게된 집근처 문화체육센터에 걸린 ‘목2동 배구동호회 회원모집’이라는 현수막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낯선곳에서 아는사람도 없이 무작정 가입해도 되는건지... 가입을 하더라도 외국인이라서 소외되는건 아닐가 라는 며칠간의 고민 끝에 용기를 내서 현수막 밑에 적혀있는 번호에 전화를 걸었다. 외국인인데 혹시 가입가능하냐는 나의 질문에 걱정과는 달리 아마추어라도 괜찮으니 배구에 대한 열정만 있으면 언제든지 환영한다는 답을 받게 되었다. 체육관에 가게된 첫날 “우리 막내가 40대 초반이였는데 한순간에 20대로 확 떨어졌네?” “운동와서 언니라는 말만 듣다 갑자기 이모라는 말을 듣게 되었네? 엄마또래라도 그냥 언니라고 불러주면 안되나?”라며 농담을 하시며 반갑게 맞이해주시고 이것저것 챙겨주시던 이모들의 모습을 일년이 지난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렇게 나는 어울채의 일원이 되었고 어울채의 막둥이가 되었다.
국적 때문에 시민리그 같은 큰 대회에는 참가 못하고 미혼이라는 이유로 구청장배도 참가하진 못해서 아쉽긴 하지만 “맛있는거도 많이 준비 했는데 우리 막둥이 시간되면 같이 응원이라도 가야지?”에 솔깃하여 매번은 아니지만 될수록이면 시간을 내서 가곤 한다. 아마 운동도 운동이겠지만 사람이 좋아서, 분위기가 좋아서 늘 이모들 따라 가서 응원하고 또 이모들의 준비해온 도시락을 먹으면서 엄마가 해주시던 집밥을 대체하는게 아닌가 싶다. 지난번엔 운좋게 초대경기로 GS갈텍스 홈장인 장충체육관에서 게임을 뛰게되는 기회도 갖게 되었다. 아직 실력도 부족하고 게임 경험이 많지 않은터라 실수도 많았지만 “막내는 뭘해도 이쁘다”고 하시던 이모들의 응원에 힘입어 또 하나의 추억을 쌓았다. 2016년 연말총회에서는 동호회 내부에서 팀으로 나뉘여 게임을 하여 상품도 가졌고 추첨을 통해 행운상도 당첨되였으며 막내라고 따로 문화상품권까지 챙겨 주셨다. 회식후엔 노래방에 가서 평시에 듣던 K-POP이 아닌 트로트에 맞춰 흔드는 탬버린에 세대차이가 날법도 한데 너무 신났고 함께 어울리면서 한국에서의 첫일년을 끝마쳤다. 가족들과 함께하는 연말이라고들 하는데 집떠나 낯선 땅에서의 쓸쓸함을 위로해준 나의 또다른 가족-‘어울채’ 덕분에 한해를 뜻깊게 마무리 지었다.
며칠전엔 60세 생신을 맞이하신 고문님을 위해 환갑파티를 열어줌으로 하여 또 하나의 한국문화를 몸소 체험한 좋은 기회였다. ‘인생은 60부터 고문님 회갑을 축하드립니다’ 라는 현수막을 보면서 이모 한분이 “우리 어울채 모든 회원님 환갑때마다 이름만 바꿔서 우리 막둥이 환갑까지 저 현수막을 재활용하면 되겠네...그나저나 막둥이 환갑때는 이모들이 있을려나”해서 웃었던 기억이 난다. 멀리도 말고 학교 졸업후 중국으로 돌아가면 자주 찾아뵙지 못하고 운동도 같이 못할걸 생각하면 벌써 먹먹해 지는건 어쩔수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언제가 되던, 시간이 얼마나 지나던 같이 있진 못해도 나는 어울채에서의 추억, 어울채에서 하루하루를 잊지 못할 것 같다.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시작했던 운동이였는데 배구공하나로 인해 땀흘리며 추억을 만들어 가고 엄마, 아빠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운동하라고 하시던 이모 삼촌들과 매주 세 번을 만나면서 단순히 운동이 아닌 한국문화를 알아가고 한국음식을 맛보고 나아가 한국사람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보고 배우며 한국에 대해 알아가면서 나의 유학생활에서의 한페지를 채워가고 있다.
한참 클나이에 밥 잘 먹고 다니라고 밑반찬을 챙겨주시는 이모, 운동끝나고 집까지 차태워주시는 이모, 아가씨는 몸에 맞게 옷을 입어야 한다며 유니폼을 줄여주시는 이모, 방학때 집 잘 갔다오라고 치킨사주시는 이모, 운동복이며 이것저것 챙겨주시는 이모......고마운 분들이 너무 많다. 많이 챙겨주시고 이뻐해 주셔서 가끔 낯선곳에서 이런 과분한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라는 의문이 들때도 있다.
매번 운동해서 얻은 건강보다는 운동중에서의 즐거움과 이모들의 사랑을 안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 언제까지 함께할진 모르겠지만 몸은 따로 있어도 마음은 항상 함께할 ‘어울채 배구동호회’, 나의 또 다른 가족이다.
그리고 난 그 어울채의 잊지못할 막둥이로 남고싶다는 이기적인 생각을 해본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