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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수상작 ]

(특선)김정현_Find myself in 코리아

글쓴이 : togetherday 날짜 : 2017-04-28 (금) 01:02 조회 : 555

Find Myself in 코리아

 

김정현

 

  첫눈에 반해 운명 같은 사랑으로 만난 저와 남편 로이. 제 남편은 미국인이며 우리는 국제결혼 4년차 커플입니다. 이 이야기는 미국인 남편 로이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사랑과 우정, 그리고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내용으로, 로이에게 한국이란 어떤 의미인지 되새겨보며 아내로서 그의 마음을 대신 전하는 미국인 이야기입니다.


  로이는 미국의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로서 약 10년 동안 전 세계로 출장을 다니며 일했습니다. 영국 런던, 스페인 바르셀로나, 독일 베를린, 프랑크루르트,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로마 등 유럽 전역에 걸친 대도시에 6개월 이상의 장기 출장을 많이 다녔고 중국, 일본, 한국, 태국 등 아시아에도 짧게는 2주, 1달 동안 출장을 자주 다녔습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모험을 좋아하는 로이의 모험가 기질 성격 상 로이는 자신의 일을 즐기면서 즐겁게 일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10년 동안 단기, 장기 출장을 많이 다니다보니 로이는 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지고를 반복하는 인생을 살게 되었습니다. 물론 말재주가 좋고 사교성이 좋은 성격 덕분에 친구는 많았지만 깊이 있게 진정한 친구를 사귀지는 못했습니다.  출장 후에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기를 반복했으니까요. 그래서 주변에 사람은 많았지만 늘 어딘지 모르게 외로운 마음이 남아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5년 전, 우연찮게 한국 회사에서 스카웃 제의가 들어왔고, 외국에서 아예 정착해서 몇 년간 살아보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하여 스카웃 제의를 받아들이고 한국의 대도시 서울에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로이의 한국 생활이 처음부터 순탄하진 않았습니다. 가장 처음 인천 공항에 들어올 때는 비자 발급에 문제가 생겨 한국에 들어올 수 없었고, 공항에서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그리고 몇 주 후 회사와 함께 비자 문제를 제대로 처리한 후에야 한국에 들어와 본격적으로 일할 수 있었다는 웃지 못 할 해프닝도 있습니다. 또 집에서 직접 음식을 요리해 먹기 좋아하는 로이는 원하는 식재료를 구하기가 힘들어 먹거리를 해결하기가 힘들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대형마트에 가면 손쉽게 외국 수입 식품을 구매할 수 있지만, 당시 약 5-6년 전 만해도 지금처럼 수입 식료품이나 물건을 쉽게 구입하기 힘들었습니다. 처음 서울 집에 도착했을 때, 집 근처의 맥도날드와 버거킹 위치를 알아두고 일주일 동안 이 미국 패스트푸드점 두 곳을 전전하며 끼니를 해결했다고 하니, 처음에 낯선 한국 환경에 적응하기가 힘들었음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3-4개월 정도의 서울 생활 적응 기간이 지나자, 한국살이가 점점 익숙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대형마트에서 필요한 식재료나 물건 사는 법과 필요한 물건 위치도 익혔고, 이태원에 가면 외국 식료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죠. 서울 어디를 가나 영어로 표지판이 잘 되어있고, 서울/경기도 지하철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어 길 헤매는 일은 거의 없었다고 해요. 보통은 길에서 헤매다가 누군가에게 영어로 물어보면 그 사람은 최선을 다해 길을 알려주었다고 합니다. 처음 회사로 출근하던 날에는 회사 건물 위치를 파악하려고 지하철 출구 번호와 지도를 보며 멍하니 서있었다고 하는데요. 어떤 여자 분이 Hello를 시작으로 도움이 필요하냐고 물어봤대요. 회사 이름을 이야기 하고 그쪽으로 출근해야 한다고 하니, 마침 그 친구가 근무하는 건물의 바로 옆 건물이라 친절하게 직접 안내를 해주었다고 하네요. 고마운 마음에 명함과 연락처를 주고받아 그 뒤로는 가끔 회사 점심시간에 만나서 밥 한 끼 먹으며 편하게 수다 떨 수 있는 친구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만난 인연으로 몇 년 후에는 그 친구의 결혼식에 초대 받아 진심으로 축하해줄 수 있어 행복했다고 해요. 


  한국에서의 회사 생활은 처음에 적응하기 조금 힘들었지만, 고맙게도 주위에 많은 동료들이 먼저 다가 와주어 어렵지 않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회사 내에 있는 다른 외국인 직원과의 정기적인 모임도 회사 생활에 큰 활력을 주었습니다. 외국인으로서 겪는 일이나 좋은 정보를 주고받으며 쉽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거든요. 사내에서 영어를 배우고 싶은 직원들이 모여 영어 클럽을 만들었을 때에는 로이가 이 클럽의 영어 선생님을 자청하여 직원들의 영어 실력 향상에도 도움을 줄 수 있어 기뻤다고 합니다. 클럽의 외국 영화 관람 활동으로 동료들과 함께 문화생활도 할 수 있었고, 식사하며 영어 대화하기 등의 활동은 직장 동료와 개인적인 친분 쌓기에 정말 좋았고 즐거웠던 시간이었다고 이야기 합니다. 가끔 부산이나 울산, 김해 등 지방으로 출장을 가는 경우에는 로이가 어려운 일을 겪지 않도록 늘 동료 직원들이 함께해 주어 고마웠고, 출장을 함께 다녀오면 새로운 직원과 친분을 쌓을 기회가 생겨서 좋았구요. 세계 어느 나라들과는 달리, 유독 정이 많은 한국인 동료들에게서 정을 느꼈고 진심으로 좋은 친구를 사귈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한국 생활에 적응하며 1년이 훌쩍 넘은 시점에 로이는 운명의 사랑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당시 한참 영어 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던 저는 대형서점의 외국서적 코너에서 영어 원서를 구경하던 중이었습니다. 이날 우연히 서점에 들렀던 로이는 외국서적을 보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되었고, 가벼운 인사와 함께 우리는 자연스럽게 책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제가 영어를 유창하게 하지는 못했지만, 어쩐지 서로 말이 잘 통해서 연락처를 주고받았고, 저녁식사 데이트와 영화관 데이트를 하며 우리는 연인으로 발전했습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사실 서점에서 서로 첫눈에 반했다고 하는 표현이 맞겠어요. 저는 여태껏 한 번도 운명적인 사랑이니, 첫눈에 반하는 사랑이니 하는 말들을 믿지 않았던 현실주의자였는데, 이 사람에게 한눈에 반해버렸거든요. 단지, 외국인이기 때문이 아니었어요. 평소 겁이 많은 저는 오히려 외국인이기 때문에 더 조심스럽게 벽을 두려고 애썼지요. 흔히 사람들이 미국인에 대해 가지는 외모 선입견은 ‘백인’ 이지만, 이 사람은 백인이 아니라 아시아인보다 더 까무잡잡한 피부를 가진 멕시코계 미국인 이었습니다. 당시에는 그이의 피부색이나 인종 같은 부수적인 것들은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이 사람이 풍기는 분위기와 말투, 목소리 그리고 대화를 하면 할 수록 이 사람의 스토리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리고 로이는 약 10년 넘게 전 세계를 떠돌아다녀도 찾지 못했던 영혼의 반쪽을 한국의 한 대형서점에서 운명처럼 만나 초스피드로 결혼을 하고 한 여자에게 정착을 하게 되었죠.


  유명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중에 카(Car)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이 애니메이션의 스토리를 잘 표현한 주제곡 중에 “Find Yourself” 라는 영화 주제곡이 있는데요. 그동안 이리저리 많은 곳에서 인생의 길을 잃기도 하고 방황도 했지만... 예상치 못한 낯설고도 먼 곳에서 진심으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좋은 친구들을 사귀게 되었고, 인생의 짝을 찾아 처음으로 한 곳에 정착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면, 그때 비로소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 것이라는 노래 가사입니다. 제 남편 로이에게 한국이 바로 이런 곳입니다. 사랑과 우정, 그리고 자신의 진정한 자아를 찾은 곳, 한국. Find myself in 코리아. Thank you,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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