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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_다문화 가정에 행복날개 달아주기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15-03-26 (목) 22:35 조회 : 1234

다문화 가정에 행복날개 달아주기 - 이경자

 

  나에게는 국적도 피부색도 생김새도 다른 내 친딸보다 더 나이가 많은 마흔두살의 한수진이라는 딸이 하나 있다.
  5년전 당진시새마을지회에서 주최한 다문화 행복한 가정만들기에서 가장 성공한 모범가정으로 추천받은 수진이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나 연애를 하고 당진에 정착하여 안마를 주업으로 삼아 돈벌이가 시원치 않은 신랑과 세 딸을 낳아 뒷바라지를 하며 시부모님과 함께 사는 현명하고 똑똑한 한국 아줌마다.
  그 후로 수진이와 자주 연락을 하며 다문화가정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접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당진1동 새마을에서도 일년에 두 세 차례씩 한국문화와 음식을 알리고자 명절음식 만들기를 시작하면서 다국적 가정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지게 되었다.
  다문화가정이라하면 우즈벡이나 캄보디아, 필리핀 등 참 많지만 그 중에 90%이상은 베트남 여성들이다.
  요즘에는 시골에 들어가면 한집건너 베트남 며느리라는 과장된 말이 있을 정도로 많은 이주여성들이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에 대한 인식이 그리 좋지만은 않다.
  한국으로 시집오는 여성들은 대부분 10대후반부터 20대초반까지로 적게는 열 살부터 많게는 마흔살까지 차이 나는 남자한테 어려운 친정에 자기 하나 희생해서 한국으로 시집와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고자하는 어찌보면 나름 깨인 생각을 가진 여성들이다.
  베트남은 모계사회여서 여성을 중심으로 사회가 돌아가는데 그래서 베트남 여성들은 경제적 활동을 당연시 알고 있고, 한국으로 시집온 다음에도 거의 모든 여성이 공장이든 식당이든 쉬지 않고 일을 한다.
  그런데 잘 살지 못하면 그 파탄의 책임은 모두 시집온 이주여성들 잘못이라 하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그에 반해 국제결혼을 하는 한국남성들은 좋은 조건의 남성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한국여성들이 꺼려하는 나이가 많은 노총각이거나 장애가 있거나 재혼인 경우이다.
  외국까지 가서 힘들게 결혼을 했으면 더 열심히 살고 더 행복해야하는데 내 주변에 행복한 다문화결혼생활을 하는 행복한 가정도 많은데 반면 왜 행복하지 않은 가정이 더러 있는 건지, 왜 그런 차이가 있는 건지 내가 그들과 부딪히며 느낀 점을 이야기해보려 한다.
  처음에 잠깐 언급했듯이 새마을에서는 일년에 두서너번씩 한국문화 알리기와 한국 명절음식 만들기를 한다.
  외국에 시집와서 낯선 한국생활적응에 적게나마 도움이 되고자 같이 모여서 한복을 입고 한과나 나물반찬도 만들고 부럼도 깨뜨리며 떠들고 웃으며 한국문화를 배우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행사를 하고 있으니 오세요하고 전화를 하면 시부모님이나 남편들은 흔쾌히 허락을 하지 않는 가정이 의외로 많다. 이유는 베트남 여성끼리 만나다보면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그러다보면 결국에는 집을 나간다는 것이다.
  사람이 눈이 있고 귀가 있는데 아무리 못보고 못 듣게 막아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과 똑같습니다. 평생 그렇게 집에 창살 없는 감옥처럼 가둬두실껀가요 하고 나는 반문한다.
  이제 나는 내가 다국적여성들을 만나면서 필요한 느낀 점을 이야기해보려 한다.
첫째, 외국며느리는 돈으로 데리고 온 것이라는 생각부터 고쳐야한다.
  시부모들은 내 아들이 국내결혼이 힘들어 외국에 간 생각은 안하고 외국여성을 돈 많이 들여서 데리고 왔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렇게 생각하면 절대 안 된다.
  물론 부모마음은 당연히 내 자식이 낫겠다고 생각하겠지만 대부분 이주여성들은 나이가 어리고 똑똑하며 눈치가 빠르고 부지런하다,
  그래서 친구나 다른 사람과의 교류를 끊고 집에만 있게 하면 오히려 적응하지 못하고 버티지 못한다.
  오히려 이렇게 똑똑한 친구들일수록 보고 듣고 배우게 하여 어떤 생활이 정직하고 바람직한 가정생활인지를 알게 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발음이 부정확하여 언어소통이 되지 않아도 눈치가 빨라 사람의 진심을 알아내고 자신의 마음을 행동으로 표현 할 줄 아는(예를 들면 두 손으로 내 손을 꼭 잡고 눈을 마주친다든지 일부러 가까이 와서 입에다가 음식을 넣어주는 등) 따뜻한 사람들이었다.
  복운리에 시집온 영남이네의 경우 남편이 정신지체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시부모님을 모시고 아들 둘 키우며 행복하게 살고 있다.
  언젠가 당진시대에 영남엄마의 인터뷰 내용이 실린 적이 있었는데 “내 신랑은 똑똑하지 않지만 착하고 시부모님들이 항상 저한테 미안하다며 신랑이 못해주는 것까지 챙겨주신다.”라고 웃으며 찍힌 사진을 본적이 있다.
  한마디로 돈으로 데리고 온 물건이 아니라 내 와이프, 내 며느리, 내 자식 내 가족임을 빨리 인지하고 또 상대방에게 인식시켜주면 문제 될 것이 없는 것이다.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시집왔는데 여기도 형편이 어렵다면 참 서러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실제 배가 고픈 것보다 더 서러운 건 마음의 허기일 것이다.
둘째, 언어를 비롯한 남편과 시부모님의 기본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언어소통이 되지 않는 아내, 엄마, 며느리는 가정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다.
  외부와의 별다른 교육을 못 받아 한국말이 안 되는 여성의 경우 아이와의 소통부족으로 아이는 떼를 쓰고 화를 내며 엄마의 컨트롤이 안되다 보니 산만해지고 고집이 세지고 그러다보면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다가도 아빠가 나타나면 천연덕스럽게 행동이 순해져 엄마는 자연스레 아이에게 외면당하게 되는 일이 많았다.
  내가 만난 베트남여성들은 똑똑했고 무엇이든 한번만 가르쳐주면 바로 알정도로 이해 습득력도 빨랐다.
  이런 여성들에게 한국어를 빨리 가르쳐 언어소통이 된다면 남편이나 아이, 가족과의 대화가 많아져 서로를 더 많이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셋째, 경제적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다문화가정이 의외로 많다.
  이주여성들은 때때로 자신의 생활을 이렇게 말한다.
 “남편 돈 안줘. 시부모 돈 주면 친정 다 보내니 주지 말라해. 그래서 난 일해야 한다. 내가 돈 안주면 베트남 가족 굶는다. 그래서 난 돈이 필요하다.”
  실지로 내가 만난 적지 않은 여성들은 메이커는커녕 옷차림도 행색도 초라했다.
사람들을 만나지 못하게 해라, 바람난다. 그럼 도망간다고 말하는 시부모들이 많다.
결혼후 5년이 지나 귀화하면 한국인이 되어 이혼도 할 수 있고 위자료도 청구할 수 있는데 그러니 귀화증 신청을 최대한 늦게 해주라고 말하는 남편들도 있다. 하지만 난 그런 남편과 시부모에게 말해주고 싶다. 혹시라도 진짜 나쁜 마음을 먹고 시집왔더라도 남편과 부모님이 잘해주시면 나가라고 해도 안 나갑니다.
  우두리에 거주하는 베트남 며느리 더미는 한국에 시집와서 자신의 시댁이 어렵게 사는 것을 알고 새벽 5시에 일어나 청소와 밥을 다 해놓고 식당에서 5년 동안 일해서 베트남친정의 빚을 다 갚고 지금은 공장을 다니며 당진시내 아파트로 이사 나올 꿈을 가지고 열심히 살고 있다.
  시부모님이 고지식한 분들이시라서 따뜻한 말 한마디 못해주시지만 언젠가 “나 귤 먹고 싶다고 했더니 이렇게 신랑이 귤 사줬어요”라며 검정봉지를 들고 남편오토바이 뒤에 타고 가며 나에게 자랑을 했다. 
  그리고 또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경제적 생활이 넉넉하지는 않더라도 진심으로 따뜻하게 대해준다면 그 누구보다 행복한 가정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필요한 것은 가장 기본적이고 바탕이 되어야할 애(愛)다.
  처음 본 남자 믿고 부모와 이별하여 이 먼 나라까지 온 사람들이다. 내가 부모라면 내 어린 딸을 외국으로 시집보낼 수 있을 것인가. 못사는 것도 언어가 다른 것도 나라가 다른 것도 죄가 아니다.
  내가 보기엔 처음하는 힘들고 낯선 음식체험인데도 열심히 정성들여 만들어 가져갈 때 그 많은걸 누굴 주려하냐 물어보면 거의 모든 여성들이 시부모님이나 남편에게 자랑하고 먹일 것이라 했다.
  국적이 틀리고 피부색이 다르고 언어가 달라서 무시를 당하더라도 그들에게는 뭐니 뭐니 해도 내 가족이고 내 가족 밖에 없는 것이다.
  내가 새마을에 몸담지 않았다면 다문화가정에 대해 잘 알지도 못했을 것이고 나를 친정엄마라 부르는 수진이도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볼 때 세계최고로 부유한 나라는 아니지만 홀로 시집온 외국여성들에게 행복한 날개를 달아 같이 행복해질 수 있는 마음만은 갑부인 나라였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그리고 내가 새마을에 몸을 담고 동안 그 누군가에게 날개를 달아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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